외할머니 상 (喪)

목요일 오후. 갑작스런 전화에 적잖이 놀랐다.
바로 며칠 전, 추석이라 할머니를 보고 왔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처음 영락공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역시나 장례식장은 많은 사람들과 여기저기 들리는 곡소리.

5년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이제는 꽤나 눈에 잘 들어왔다.
들어서는 순간부터 소리소리 지르다 실신하는 사람. 아이가 간질환으로 죽은 부모.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도 아무렇지 않은듯한 사람들.
그 모든 것이 죽은 사람의 업보일까. 남은 사람의 도리인가.

이십여개의 화장을 준비하는 곳이 있고.
관이 화장을 위해 들어가러 문이 열리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운다.
그러나 화장이 끝나고 재를 모아 들고나올때에는.
관이 들어가는 순간에도 울지 않던 사람들까지도 눈시울을 적시고 목을 놓아 울며 흐느낀다.

새삼 사람이 남기고 갈것은 정말 이름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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