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블로그원칙

From 옛날다방

1 블로그 첫 마음으로 돌아가자.
처음 시작할 때처럼 다시 거리를 두며
‘블로그’를 헐겁게 쥐자. 블로그가 일상이 아니라
일상 속의 일부분이도록, 알맞은 자리에 이 대상을 다시 갖다 두자.
순간순간 멈추고, 쉬어라. 블로그의 기본은 마음 정리와 휴식이다.

2 블로그를 위한 블로그를 하지마라.
이 사이버 공간 속의 논리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를 위한 블로그를 하라.
블로그 속의 갈채나 소음들에 신경쓰지 말고
내 삶을 경작하는 작은 텃밭으로 블로그를 일구라.

3 내게 블로그는 독서와 생각들의 결과물이어야 한다.
이 하얀 모니터의 광선들이 야기하는 ‘영혼의 안구건조증을’
늘 상기해야 한다. 사유를 말려죽이는 ‘온라인 놀이’는 인성을
피폐하게 한다. 블로그는 한 개인이 가지는 가식없는 태도이며
사회를 향한 의미있는 입장이며 공감을 바탕으로 한 힘이어야 한다.

4 블로그는 즐거움이어야 한다.
즐겁지 않은 블로깅은 미친 짓이다.
즐거움을 만들어내지 않고 괴롭고 답답하고 쓸쓸한
생각만을 늘리는 블로깅은 헛수고이다. 그 즐거움은 타인에게서
구할 것이 아니라, 내부의 자기진작과 자기완성에서
생겨나는 것이어야 한다.

5 블로그 글쓰기는 심심풀이 독자서비스가 아니다.
독자와의 깊이있는 소통을 향한 욕망이어야 한다.
글쓰기는 타인의 시선을 고려하기에 앞서
자기와의 대화이어야 한다. 네 글쓰기의 취지가 무엇인지
늘 생각하라. 성찰도 고집도 없는 무뇌아적인 글쓰기는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이다.

6 블로그는 공부하는 하나의 장(場)이어야 한다.
신문을 읽는 일, 편집을 하는 일, 세상을 바라보는 일, 사람에 대한 관점들,
문제를 인식하는 틀의 분석들, 시적인 무엇을 발견하고 그것을
깊이있는 울림으로 메모해나가는 일들. 그게 블로그에서
충만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당장 집어치우는 게 낫다.

7 블로그는 민주주의적 평화이어야 한다.
타인에 대한 따뜻한 생각들이 깊어지고,
자기와의 불화에서 화해하는 아늑한 마당이어야 한다.
이 인터넷 공론장은 상처를 치유하고 분쟁을 타결하는데 쓰여야 한다.
블로그는 평화주의다. 타인의 삶과 그의 인격을 배려하고 아끼는
‘좋은 마음’들의 결집이어야 한다. 블로깅하는 마음을 늘 점검하고
온기를 높여야 한다. 블로그를 로그아웃할 때 늘 자기체온을 재라.

8 블로그 교유는 품격과 향기가 있어야 한다.
소통과 사귐은 미덕(美德)의 오고감이어야 한다.
그저 무익한 헛소리들을 늘어뜨려
삶을 산만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정신의 익우(益友)를 가려
은은하게 교유하는 것이어야 한다. 서로의 글을 알아보고 그
영혼의 그림자를 따라가며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그런 사귐이어야 한다.
책에서 만나는 옛사람들과의 소통처럼, 문자향으로 감화받고
따뜻한 공감들로 한 시대의 도반(道伴)이 되는 지란지교여야 한다.

9 블로그에서 춤추는 입을 단속하라.
블로그는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다. 세상이 바뀌어가는 와중에
홀연히 생긴 이 마당에 지나치게 자기투사를 하지는 마라.
나날이 진행되는 자기발언의 혀를 점검하고 그 ‘오버’를 붙드는데
공력을 기울이라. 그것을 수행처로 삼아라. 절제와 자제,
그리고 겸허의 공부처로 삼아라.

10 그러나 블로그에서 하나의 희망을 가져라.
마음 속에서 잉걸불로 타오르는 문명의 전망을 가져라.
낮은 곳에서 생각을 시작하되, 높은 곳까지 생각을 밀어올리는
꿈의 전진을 담아내라. 이 일이 비록 허깨비의 춤일지라도
그 안에서 어떤 완성된 무엇을 기하라. 그 고결한 정점이
다른 문명의 토양이 될 것임을 깊이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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