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27

퇴근길.
버스를 내리고 육교를 올라 건너서는 반대 방향으로 내려오면 4월말의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나도 모르게 재킷을 벗게 만든다. 공원을 가로질러 걷다보면 어디선가 향긋한 냄새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아카시아 꽃이 바람에 살짝 살짝 인사를 한다. 순간 옆으로 조깅을 하는 내 나이대 비슷한 사람이 지나가며 조금은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공원을 지나 아파트 입구로 들어서자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입구 옆 담에 앉아서 얘기를 하고 계신다. 술도 한잔 하셨는지 옆에는 구겨진 맥주 한 캔이 놓여있고 얇은 잠바를 입고 계신걸 보고 조금 쌀쌀하게 느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4월말의 집으로 가는 오늘의 길은 왠지 기분이 좋으다.

마주보고 있는 버스 정류장 사이의 도로는 6차선 정도의 그리 작지만은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단횡단을 하고 다녔다. 밤에는 차의 통행량이 많지 않아서인 탓이 컸지만 주위 아파트들이 늘어나면서 지난주인가 갑자기 펜스가 생기면서 어쩔수없이 육교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때론 한마디 말보다 이런 제재수단이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바꾸기 쉽다는 생각이 육교를 건너며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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