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1.

아침부터 일어나자마자 어제 토런트에서 받아놓은 ‘하우스’를 몇 편 보고는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집에서 얼려 가져온 곰탕만 먹고는 샤워하고 겨울옷을 챙겨 지하에 있는 세탁소에 맡기고 동네 한바퀴 둘러보니 도로를 반으로 나눠 한바탕 헤짚고는 공사를 하는 포크레인과 아저씨들, 그리고 막무가내로 주차되어 있는 차들을 보고는 집으로 와서 와이셔츠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면서 나머지 ‘하우스’를 보면서 뭐하고 있나하는 생각도 간간이 들었었지만, 결국은 ‘위기의 주부들’을 다시 보고 있더라. 저녁즈음 되어서는 ‘형주’씨로부터 Obj. C 파일을 하나 받고 프로그래밍 얘기 잠시 나누다가 다시 몰입하다 보니, 뭔가 먹고 싶어져서, 마트로 가 호주산 와규라고 찍혀있는 등심을 한 조각 사고 와인, 빌라엠 화이트,도 한 병 사고 버섯이랑 양파, 라면에 만두, 계란, 호박 등등을 사가지고 왔다. 밥도 조금 먹어야지 하고 밥을 했지만 막상 등심을 구워놓고 보니 이거 양이 꽤 되어서 와인을 홀짝거리며 고기를 우걱우걱 씹어먹고는 다시 몰입. 이거 뭐하나 하는 생각이 또 들었지만 주말이란게 이런거 아니겠나 하면서 또 와인을 홀짝홀짝. 내일은 도서관에 잠시 가서 책을 반납하고, 나머지 빨래도 하고, 하다 만 청소도 조금 더 하고는. 지금 받고 있는 ‘CSI 마이애미’나 ‘가쉽 걸’을 보면서 또 하루를 보낼것 같은 행복한 생각에 있다. 확실히 와인이란게 빨리 달아오르는 듯 거울을 보니 불그스름한게 소주 몇 병 마신 낮짝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여전히 첫 페이지에 떠있는 사진을 보면 어제 화장터에 걸려있던 그 사진도 같이 떠올라 마음이 편치도 않고, 입안도 바짝바짝 마르는것이, 빨리 쓰레기 버리고 올라와서 잠이나 한 숨 자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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