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200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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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들은 김릿 만드는 법을 잘 모릅니다. 사람들이 김릿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냥 라임이나 레몬주스와 진을 섞고 설탕이나 비터를 약간 탄 것에 지나지 않아요. 진짜 김릿은 진 반, 로즈 사(社)의 라임주스 반을 섞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섞지 않는 거죠. 마티니는 비교도 안 됩니다. from “기나긴 이별” <레이몬드 챈들러>

김릿이 뭔지도 모르겠고 비터가 뭔지도 모르겠다. 마티니는 알지만 전혀 취향은 아니다.

습관이란 어떤 의미 혹은 상황에서는 중독과 별 차이가 없다. 너무나 빠져들어 있어서 어떻게 헤어나가야 할 지, 어떤식으로 풀어나가야 할 지, 상처받지 않게, 상처주지 않게 그만두어야 할 지가 언제인지 잊어버리게 된다. 그런 순간을 느끼는 시점이 된다는 것은 무척이나 슬픈 일임과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야 할 책임을 짊어지게 되는거다. 순간 순간의 선택이 바른 것인지 그릇된 것인지 깨닫게 되는건 아주 먼 훗날의 일이겠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현재에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지금 바로 앞에 우뚝 서 있는 가로등 불빛을 꺼야함과 강 너머의 저 희미한 불빛들이 언제 또다시 가로등이 될 지 모르지만 지금 알고 있는 건 머리를 치켜들면 눈이 부실듯 빛나는 저 불빛을 어떻게든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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