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주인이 되라 – 무소유 中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드는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 보다 흐트러지려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두어 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들이 화를 내고 속상해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외부의 자극에서 라기보다
마음을 걷잡을 수 없는데에 그 까닭이 있을 것이다.

정말 우리 마음이란 미묘하기 짝이 없다.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 들이다가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여유조차 없다.
그러한 마음을 돌이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고 옛 사람들은 말한 것이다.

– 법정스님 에세이집《무소유》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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